[07.12.05]양장이 싫다.

  [다비드의 야심과 나폴레옹의 꿈](김광우 저)를 사야지 생각하고 어쩔까 고민하다가 3년쯤 지났다.(땀) 난 양장이 두껍고 무거운책은 질색이다. 책읽기 재일 좋은곳은 지하철과 버스기때문이다. (순환노선 드라이브 좋아합니다.) 말하자면 옛날 실마릴리온처럼(출판사 잊어버림) 장수가 많고 싸고 가벼운 책을 좋아한다. 여하튼 스쳐 보았다가 잊고있던 이 책이 기억난 이유는 오늘 서핑을 하다가 이 책을 쭉 올려놓은 블로그를 발견했다. 불법적이고 결코 좋은블로그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읽기시작했다. 다시 말하면 이 일기의 첫 시작은 내가 이 블로그를 읽기 시작한 것에 대한 변명이다.
  나는 양장이 싫다. 사실 질색이다. 특히 트렌디하고 악의적인 디자인의 표지를 달고있는 책은 저주한다. 예를들면 영화가 만들어지고 난 다음 영화의 포스터를 책 표지에 바른다음 두꺼운 양장을 해 놓으면 출판사로 처들어가고싶은 흉폭한 욕구가 발동한다. 양장의 책은 자고로 서제에 저장해 두고 대대로 몇번이고 뒤적일 수 있는 두꺼운 서적. 예를들면 위대한 작가의 전집이나 사전류의 책을 위해 존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럼으로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우아한 디자인이어야한다. 양장의 책을 단기유행하는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이나 여자모델의 사진등을 플라스틱 프린트로 밀어놓는 것은 [이 책은 뭐 오래 간직할 만 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단가 올리려는 짓입니다] 라고 적혀있는 것 같아 꺼림찍하다. 말하자면 샤르트르의 구토가 양장이라면 그래도 참을 수 있다.(물론 들고다닐 수 있는 가벼운 책도 따로 나온다는 전제에서. 그리고 보통 표지에 그림이 있어도 쉴레기때문에 참아 줄 수 있다.)
  한때는 미국이나 유럽의 원서중 얇은 종이로 만들어진 '싸고'가벼운 책들을 보고 부러워했는데(내가 10대 후반, 영광도서에 페이퍼백 부스가 처음 생겼을때 나는 충격을 잊지못한다. 수입인데 한국책보다 더 싸??? 게다가 표지도 활자도 더 예뻐??), 어느날은 한번 보고 버려도 안 아까운 가벼운 200페이지 미만의 연애소설따위까지 양장으로 나와서 나를 열받게 하더니(요시모토 바나나가 열풍이었는데 그녀의 책은 표지의 양장을 뜯어서 밀어 자르면 책을 한권 더 찍을 수 있는 분량으로 보였다. 물로 두번읽을 가치가 있는책은 더더욱 아니다.)  더 최근엔 그것이 들고다니기 좋은 가벼운 제질의 종이로 나와서는 양장과 같은가격으로 팔고있어서 나를 한번 더 경악하게 했다. "결국 양장은 서적의 단가를 올리기 위한 수작이었다는 증거다" 이라는 혼잣말을 토했더랬다.
  학생때 나의 가장 큰 불만은 서점에서 책을 사 읽거나 씨디를 사 들을 수 있는것도 중산층 이상의 집안에서 태어나야만 가능한 거군. 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등하교의 버스비를 빼면 한달에 만원이 남는데 책을 사서 읽는다면 한달에 한권에서 두권의 책만 읽고 말아야 하고 그것마저 골방에 앉아 책만 읽을때 가능한 상태고 옷도 음악도 좋아하는 내게있어서 장난하는것도 아닌 비극으로 느껴졌었다. 결국 씨디는 빌릴 수 있고 책은 도서관이 있으니 용돈의 향방은 옷으로 쏠렸다. 물론 유통망이나 출판업계의 사정을 구구절절 사정봐 줄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었다. 우리세대는 그래도 주머니에 소량의 용돈이 있었고 팬시점이 붐이었으며 소비를 배웠지만 문화소비는 배우지 못했다. 그것들은 너무 비쌌다. 그런 와중에도 수많은 다음 소비층의 거세속에 살아남은 고마운 소비자였던 내게있어서 도서관에서 서점으로 정유지를 바꿀 수 있었던 대학진학 시기에 터진 양장돌풍은 저주의 대상이었다. 이젠 책값 올리려고 별 수를 다 쓰는구나. 그것은 지금까지도 다르지 않다.  물론 한번 더 강조하고싶지만 이왕 하려면 책꽂이에 꽂아놓기 부끄럽지 않게 예쁘게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 .

너희는 자선사업가들이 아니라 장사꾼들이다. 싸고 좋은 물건을 내놓지 못하겠다면 소비자를 욕하지 마라.

+'양장본이싫은이유' 라는 테그가 있어서 감동했음.

by 이따이카키 | 2007/12/05 11:01 | 외각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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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12/05 22:5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따이카키 at 2007/12/06 10:14
내가 이렇다니까. 오면 온다고 리플좀 써요.(폭소) 왜 나는 뭘 하기만 하면 유령의 집이...
그 얇은 종이의 책은 읽고 버리는 용도인데, 비싸단말입니다!!! 그리고 그게 나왔다면 무조건 소장판이 따로 나와줘야 해요!
안그래도 저 글을 쓰고나서 메신저로 말 걸어온 친우가 그놈의 여백에 괭장히 열불을 토했습니다. 집중도까지 떨어뜨려요...
그렇지! 까뮈의 경우엔 들고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얇고 흐늘한 싼 책과 딴딴하고 알찬 하드커버가 같이 나오고 이것이 계속 쭉 나와줘야 한단 말이죠. 아니, 시대를 안따지고 읽히는 책에는 그 폐턴이 기본아닙니까? 그래도 하드커버'만' 나온게 아니라 들고다니는 제 입장에선 다행입니다. ㅠㅠ
그리고 엔터를 멋대로 치는것은 문제가 큽니다. 작가의 의도라는것도 있으니까 말이죠. (그래도 그건 해리포터지만... 그런 관행이 있다는건 어디에나 난무할 가능성이 높지않습니까. 안그래도 번역의 틈도 있는법인데. 아주 위험하다구요. 개봉수를 늘리려고 감독 합의없이 영화를 잘라 상영하는 나라기는 하지만...)
Commented by 반츠아 at 2007/12/07 18:25
사랑해 마다하지 않던 향수가 영화가 개봉하면서 빨강머리에 여배우사진이 떡하니 박힌 양장본을 서점에서 본 기억은 잊을수가없습니다.[차라리 그냥 무지양장을 내놓던가 싼티나게 생겨서 비싸기만 비싼 그녀석을 보니 눈물이 절로 나더군요]
Commented by 이따이카키 at 2007/12/10 11:36
아. 향수. 기억납니다.(웃음) 지나가다가 표지를 보고
풉. 할리퀸인가. 하고 생각했었지요(하하) 거참...
Commented by milan at 2007/12/29 20:47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 두번 읽을 가치도 없었다는 말은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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